3년 전 친정 엄마가 암으로 천국에 가셨습니다. 워낙 정갈하신데다 깔끔하셨고 고우셨던 친정어머니는
손맛까지 좋으셔서 늘 주변분들에게 인기가 많으셨어요.
막내딸인 저는 어머니가 해 주시는 반찬을 당연하게 먹었지요. 그러나 어머니가 가신 후로는 밑반찬
하나에도 어머니가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그 손맛을 찾을래도 찾을 수 없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밑반찬은 양념이 거의 비슷한 맛을 냅니다.
아무래도 조미료를 많이 넣어서 그렇겠지요.
며칠 전 친구가 헐레벌떡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주소를 물었습니다.
친구 어머니가 제가 바쁘니 밑반찬과 김치를 택배로 부친다고 하시더군요



택배를 뜯어 보니 김치찌개를 해먹을 많이 익은 김치와 지금 먹을 겉절이 김치 ,제가 그토록 좋아하는
깻잎 장아찌, 무말랭이, 고추장아찌가 봉다리 봉다리로 꽁꽁 묶어져 있었습니다.
친구가 전해 주길 깻잎 장아찌에는 조미료와 설탕을 일절 쓰지 않았고
고추장아찌는 강화도에 직접 가서 고추를사와 간장물에 삭혀 양념을 했고
무말랭이도 집에서 직접 말려 무친거라고 알려 주더군요.
봉다리들을 풀다가 갑자기 울음이 복받쳤습니다.
어머니가 가셨어도...그래도.....
다른 어머니를 통해 또 사랑을 받고 정성어린 음식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많이 행복했습니다.
친구 어머니 정성을 받고 그 어떤 것으로도 갚을 수 없다라는 걸 잘 압니다.
저도 친구 어머니처럼 사랑을 아낌없이 나눠줄 수 있는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많은 훌륭한 음식점이 있겠지만 집에서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이 가장 맛있고 훌륭하지 않을까요?
저희 집은 여름내내 맛있고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
친구 어머니의 정성에......가슴으로 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