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 가장 생각나는 음식하면,....
열무김치와 그 1촌뻘 되는 열무 물김치...
베를린 오니, 열무김치가 너무 먹고 싶었다. 한국가게도 멀고, 화단에 씨앗 뿌려 기다리는 것도 적성에 안맞아 머리를 굴리다 여름이 덜컹 와버렸다.
그런데 얼마 전 여기 사는 한국지인으로부터 빨간 무인 레디쉬로 열무김치를 만들어먹는다는 풍문을 접했다.
귀가 쏠깃했다. 설마 열무김치 맛이 날까. 음식솜씨도 신뢰할 수 없고, 더욱이 빨간 무로 열무김치를? 그러나 드디어 저질렀다. 어린시절 꼼쳐놨던 내 모험심과 실험정신이 발동한 것이다.
레디쉬는 독일 사람들이 샐러드용으로 먹는 야채다. 줄기는 떼고 빨간 머리통만 썰어 샐러드 소스에 버무려 먹는다. 아까운 줄기를 왜버려? 환경문제와 농림자원의 낭비지...
근사한 명분을 앞세우고 일명 '레디쉬 열무김치'가 탄생되었다.
캬~~ 그런데 말이다.
이 녀석이 너무나 맛있는 것이다. 밥상머리에 책가방 올려놓고 나 혼자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일곱 살 큰 딸은 김치킬러다. 그 녀석이 아삭거리고 먹는 내 모습을 보고 묻는다.
"엄마, 그게 그렇게 맛있어요? 어디 저 좀 먹어보게요"
"엥? 너한텐 별로 맛없을텐데..."
남들은 자식에게 이것저것 먹이기 바쁘다는데, 나와 울 남편은 아이들 몰래 먹기 바쁜 나쁜 부모다.
어찌나 잘 먹는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몰래 먹는 수밖에 없기에... 그런 딸이 레디쉬 열무김치 맛을 보더니, 밥상머리에서 빨간 무를 너무나 게걸스럽게 먹고 있다. 결국 나혼자 먹으려는 야심은 물거품이 되었고... 아무래도 딸내미 땜시 내일 다시 매장에 가 레디쉬를 사와야겠다.
자.. 그러면 그렇게도 맛있는 레디쉬 김치를 만들어볼까나~~

▲ 잎이 싱싱하고, 빨간 색의 레디쉬를 구입했다. 가격이 정말 저렴하고 무가 맛있는 철이라
지금 만들면 제격이다.

▲ 레디쉬는 씻는 것이 다소 고역이다. 흙이 많이 묻어있어서 꼼꼼이 씻어 빨간 머리 부분을 반으로 잘라 소금에 30분 정도 절인다.

▲ 양념을 준비한다. 배추김치 양념과 동일하다. 까나리액젓과 마늘, 그리고 고추 등등.... 재료가 많이 부족해 있는 것으로만 준비했다.

▲ 풋내가 나기 쉬우니 살살 버무린다. 양념이 고르게 배이도록 무친다. 비닐장갑이 없어 얇은 장갑으로 버무렸다.

▲ 맛있는 레디시 열무김치. 고추가루가 너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실온에 조금 둔 다음 냉장고로 직행한다. 생지로 먹을 때도 아삭하니 맛있고, 익어도 기가 막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