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고을 심청축제
지난 2007년 10월 4일에서 7일까지 열린 제7회 곡성심청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파아란 가을하늘 아래 수만평의 코스모스와 갈대 그리고 섬진강의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맑고 깨끗한 고을. 소박하지만 인심이 넘치는 자연속의 가족마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효녀심청을 그리워하며 신나고 고운 추억을 간직한 채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 다채로운 행사들로 축제장의 활기가 넘쳤다.
토요일 오후 3시 아이 셋을 이끌고 곡성오일장을 지나 구 곡성역사가 있던 섬진강기차마을로 향하는 마음이 풍선을 타고 둥둥 떠가듯 발걸음이 경쾌하다. 도로의 차량이 물 흐르듯 흘러가고 군데군데 교통안전을 위해 배치된 경찰아저씨들. 호루라기 소리 요란하다. 좁은 갓길로 한 걸음 한 걸음 옮긴다. 벌써 들판엔 코스모스가 방긋방긋 미소을 머금은채 손을 흔든다. 파아란 하늘 가득 심청축제를 알리는 프랑카드가 바람에 춤을 춘다.

(곡성 기차마을 입구)
심청골 홍보 및 관광상품 전시를 둘러보며 축제장의 분위기를 만끽해 본다. 거리마다 심청 캐릭터 퍼포먼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입가에 웃음꽃이 핀다. 섬진강 민물고기잡기체험 및 전국 어린이 특기 경연대회, 농경문화 전시 및 체험, 각종 가요제, 축하쇼 등 춤과 노래가 어우러지고 특히 장수부부회혼례와 불우노인 개안 시술운동으로 공양미 삼백석 모으기 운동을 벌이는가하면 각종 화려한 무대들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가 막 축제장에 들어서니 건강체조 경연대회가 한창이다. 마을 별로 준비된 댄스팀들이 흥겨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신나는 음악이 축제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부대행사로 재래시장및 전통문화전시 및 주막거리 각종 홍보부스들이 줄을 잇고 코스모스와 갈대 숲길을 산책하는 것 또 하나의 멋을 연출하기에 충분하다.
아래는 곡성문화원에서 주최한 외국인 생활문화 전시이다.
곡성에 시집와서 살고 있는 외국인 주부들이 주축이 되어서 자기 나라 의상 및 생활소품과 음식을 체험할수 있는 장을 마련해서 많은 인파들이 북적거렸다.

(외국인 생활 문화 체험장)
통신발전역사관에 전시된 동작기차모형세트는 우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시스템으로 기차에 관심있는 어린이들의 눈길을 오랫동안 머물게 했다. 곡성기차마을을 설립하게 된 배경을 각종사진으로 한 눈에 알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곡성 기차마을은 1933년에 건축된 건물인 구 곡성역사를 그대로 보존하여 부지 1,3000평에 철도를 소재로 하는 각종 시설물과 휴식공간을 조성하여 관광객을 맞고 있다.

(통신발전 역사관)
각종 농사일 체험장에선 도리깨로 직접 콩타작도 해보고 벼도 훑어보고 호박오가리를 말리며 농향(농사향기)을 맡아 본다. 바로 옆에 마련된 대장간체험장에선 칼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불꽃이 튀는 광경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 전시된 다양한 크기의 칼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번쩍번쩍 눈이 부시다.


(농사일 체험장) (대장간체험장)

(대장간에서 칼을 갈고 있는 아저씨)
도자기를 직접 빚어보는 것도 아이들에겐 생소한 경험일것이다. 흙을 빚어 음식을 담는 그릇을 만든다는 건 상상보다 한 번 체험이 더 소중할 터. 엄마들이 줄을 서서 제 아이 차례가 오길 기다리는 풍경도 진지하다.
평소엔 체벌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지만 축제장에선 형틀에 묶여 한 번 따끔하게 매라도 맞아보고 싶은 게 축제장의 매력이 아닐까.


(도자기 체험장) (형벌체험)
저녁 노을이 서서히 피어오른다. 무대에선 청소년 "짱" 페스티발이 한창이다. 무대에 설치된 조명이 이제 곧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다. 체험장에선 여전히 조막만한 아이들 손을 붙잡고 봉숭아물 들여주기에 바쁘다. 아이들은 제 손톱이 다홍빛 물이 드는 게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다홍빛 손톱을 보며 헤헤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모른다.


(청소년 "짱" 페스티발 무대가 한창이다.) (봉숭아물들이기체험)
갓을 쓰고 지팡이를 짚고 검은 안대를 두르고 두루마기를 걸쳐 심봉사 흉내도 내본다. 넘어지며 부축이며 먼 길을 심봉사가 되어 걸어보는 아이들. 너도 나도 이만한 놀이가 더 있으랴 싶은 게 아이 어른 할것 없이 마음은 매한가지.

(심봉사체험을 즐기는 아이들)
외국인도 한 몫을 한다. 심봉사와 뺑덕어멈 복장을 차려 입으니 영락없는 한국사람 아닌가.
누구나가 외국인을 특별대우한다. 우선은 생김새가 다르기때문에 우리의 전통문화를 선뵈고 싶은 게 인지상정. 한국의상을 차려입은 외국인과 한 컷 사진이라도 박으면 그자체가 소박한 시골아줌마의 이야깃거리가 된다.

(심봉사와 뺑덕어멈 의상을 차려 입은 외국인과 곡성아지매)
곡성이 효녀 심청의 고장이 된 것은 어쩌면 아주 고무적인 현상일터. 이 지역엔 관음사라는 소박한 절이 있다. 그 절의 창건하게 된 내역이 기록된 <관음사연기설화>가 곧 심청전의 근원설화로 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곡성군 오산면 선세리에 소재한 백제시대의 고찰 관음사. 서기 300년대에 창건되었다는 이 절에는 <옥과현 성덕산 관음사 사적>이라는 관음사 사적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이 사적기는 현재 순천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 내용에 장님 원량의 딸 원홍장이 곧 심봉사의 딸 심청과 같다는 느낌이 들만큼 등장인물이나 이야기의 구성, 전개과정 등이 심청전과 유사하다. 2000년 4월 1일 KBS 1TV역사스페셜 <역사의 추적! 심청의 바닷길>이 전국에 방영되면서 심청은 1700년만에 곡성으로 돌아온 셈이다.
오랜 세월을 걸쳐 우리민족이 길러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효녀 심청!
곡성군은 그런 심청의 효심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아름다운 전통인 "효"문화 계승발전을 위해 심청사업을 여러모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불효자 옥사체험)

(우리전통 생활도구전시)
다듬이돌을 두드리고 멧돌을 돌려봄면서 우리 조상님들의 숨결을 조금이라도 느낄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어린이들은 옛물건에 대한 가치를 얼마만큼 이해할까? 놀이기구 이상의 의미로 다가와 자리잡길 바라는 마음은 어미된 이로서의 바램이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효행 체험)
고운 한복을 갈아입고 큰절을 올린다. 안마도 해드린다. 효도란 먼데 있는게 아님을 아이들과의 효행체험을 통해 재인식하게 된다. '효행체험수료증'까지 받아든 아이들이 마냥 즐거운듯 들뜬마음을 누그리질 않는다.

(코스모스 산책길에 만나는 허수아비들)
허수아비들이 익살스런 표정으로 부른다.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는 산책코스를 따라가다보면 가을이 점점 깊어지는걸 알게 된다. 빨강 분홍 보라 다홍 선홍 파랑 하양....... 다양한 빛깔의 코스모스가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마음이 아름다워지리라.

(해병대모자를 쓰고 폼잡는 꼬마들)
전역한 해병대아저씨들의 봉사활동이 고맙기만 하다. 귀신잡는 해병. 붉은 셔츠에 밴 땀이 얼마나 열심이셨느지 알만하다.
하루 해가 짧기만 하다. 축제장을 뒤로 하고 귀가하는 행렬이 끝없이 줄을 잇는다. 파아란 하늘이 검붉게 변하면서 축제장엔 오히려 화려한 네온빛이 밤하늘 가득 수를 놓는다. 축제를 개최하는 쪽에선 만반의 준비를 했을지라도 바라보고 즐기는 쪽에선 언제나 부족한 게 행사의 한 속성일터.
아이들과 함께 찾아가본 심청축제장의 활기가 당분간은 계속 이어질것이다. 맑고 높고 푸른 가을. 즐거운 기분으로 축제장에 아이들과 발을 들여놓아보자. 이 가을이 코스모스향기 머금어 더욱더 신선하고 아름답지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