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이, 단풍이, 우리를 부른다!”
10월 15일경 단풍시작...11월 초순이면 ‘절정’
분명 단풍은 이 가을날, 하늘이 내려준 선물임에 틀림없다. 지옥인파와 교통체증과 같은 고생길을 감내하고서라도 그들이 그곳에 가는 이유는 바로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마음껏 누리고 싶어하기 때문. 오직 그 뿐이다. 짙게 붉어가는 단풍을 보며 그동안 쌓여왔던 미움과 불만을 모두 털어버리고 오자. 대신 그 안에 순도 100% 단풍의 아름다움만을 가득 채워가지고 돌아오면 어떨까. 책갈피 속에 단풍잎을 조심스레 끼워두었던 학창시절을 떠올린다면 오는 길에 곱게 물든 단풍 몇잎도 함께 주워오자. 더욱 멋지고 낭만적인 여행이 될 것이다. 고마운 것은 우리 지역에 이름높은 단풍명소들이 꽤 많이 존재한다는 것. 전북권 지역의 단풍은 대개 10월 15일경을 시작으로 11월 초경쯤이면 그 숨막히는 아름다움은 절정에 이른다.
고창 도솔산(선운산)
고창 천년 고찰 선운사를 품은 도솔산(355m)은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릴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곳이다. 선운산으로도 불린다. 숲이 울창하고 진흥굴·도솔암·용문굴·낙조대·천마봉 등과 같은 절경이 곳곳에 펼쳐져있다. 산세도 별로 험하지 않아서 남녀노소 모두 쉽게 오를 수 있다. 느티나무와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선운사 초입의 숲길은 지나치게 화려한 내장사의 단풍과 달리, 깊고 은은하다.
10월 마지막 주에서 11월 첫째주 정도에 단풍이 절정에 달하는데 선운사와 도솔산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늘 새로움과 탄식을 자아낸다. 이유는 사계절 언제 가도 그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 올 가을 도솔산에서 단풍과 만나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선운사 사찰 앞 도솔천은 선운사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데, 특히 부도 밭 건너편의 도솔천은 이름 그대로 천상의 세계를 방불케 한다. 선운사의 단풍도 이 도솔천 부근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붉은 단풍잎이 도솔천까지 붉게 물들이는 풍경은 자연이 빚어내는 명장면이다. 선운사에서 단풍을 맛보고 도솔산에 오르며 등산로 주변에 울긋불긋 물든 단풍은 여행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일반적인 산행 코스는 선운사를 출발해 계곡을 따라 투구바위와 진흥굴, 장사송을 지나 도솔암, 마애불, 용문굴, 천마봉을 거쳐 낙조대에 오르게 된다. 이 낙조대가 선운산의 정상이다. 총 산행 시간은 대략 3시간 정도다.
무주 덕유산
‘봄에는 철쭉 꽃잎에서 해가 떠서 철쭉 꽃잎 속으로 해가 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철쭉이 만발하며 여름에는 시원한 무주구천동 계곡과 웬만한 사람들은 이름을 알 수 없는 들꽃들이 산을 뒤덮는다.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과 눈꽃 내리는 겨울도 좋아 사시사철 어느 때 찾아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덕유산의 일부분 적상산도 있는데 단풍 절정은 10월 3번째 주로 보고 있다.
덕유산 국립공원 정상 향적봉은 등산(3시간)으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15분)를 이용하시면 도보로 20분~25분이면 정상에 도착할수 있다. 덕유산은 남한에서 4번째로 높은 산이다. 산길이 전체적으로 유순하고 부드럽다고는 하지만 주봉인 향적봉에서 내리닫는 길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또한 산정 부근에는 기상변화가 심해 가을 한낮에도 쉽게 영하로 떨어진다. 마루금 한쪽에서는 햇볕이, 반대쪽에는 강풍을 동반한 비구름이 몰려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무리 단풍산행이라도 충분한 방한장비를 갖추어야 한다.
덕유산정은 운무도 자주 낀다. 전설에 의하면 임진왜란 당시 많은 사람들이 덕유산으로 피난을 왔는데, 왜병들이 이들을 잡으러 올때마다 짙게 안개가 끼었다고 한다. 덕유의 운무는 겨울철 고사목에 아름다운 상고대를 피운다.
덕유산 산행은 대부분 `무주구천동→백련사→향적봉'을 왕복하는 코스가 많이 애용된다. 혹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향적봉으로 올라 같은 코스로 내려오기도 한다.
순창 강천산
전북 순창군과 전남 담양군 경계에 있는 강천산은 깊은 계곡과 맑은 물, 기암괴석과 절벽이 일품이다. 게다가 해발 583.7m로 그다지 높지 않아 사시사철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골짜기마다 발원해 흐르는 맑은 물이 중천으로 합류해 돌과 돌, 바위와 바위에 부딪히는 물소리는 계곡을 울리며 강천호로 흘러간다. 푸른 숲 맑은 물, 아름답고 시원한 계곡, 계절마다 산의 경관이 변하고 그 경관이 한결같이 수려하다. 유달리 잡목과 단풍나무가 많은 강천산. 단풍 속에서 아기단풍과 아기다람쥐가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 단풍철의 정취를 더하게 한다. 산세가 가파르거나 위험하지 않은 여러 갈래의 소로길은 가족이나 친구·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강천산은 비록 산은 낮아도 깊은 계곡과 맑은 계곡물 그리고 기암절벽이 병풍을 치듯 늘어선 모습으로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단풍나무가 유난히 많은 강천산은 매년 11월 초순께 절정을 이룬다.특히 강천산만의 자랑인 아기단풍이 곱게 물들 때 더욱 장관이다. 등산로가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고 곳곳에 강천사, 삼인대 등의 고적이 있어 가족단위로 찾으면 더없이 좋다.
등산로 초입부터 병풍바위를 비롯, 용바위 비룡폭포 금강문 등 명소들이 즐비하고 금성산성도 옛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오밀조밀한 산세에 감탄하게 된다
정읍 내장산
단풍하면 정읍 내장산 단풍을 빼놓을 수 없다. 단풍명소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정읍 내장산의 단풍은 그 빛깔과 자태면에서 다른 지역의 단풍명소를 능가하고도 남는다. 내장산 단풍을 대표하는 단풍나무의 주요군락은 서래봉 중봉에 수령이 약 7백년, 수고 20미터의 대형목이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다. 불출암터 계곡을 중심으로도 아름다운 단풍물결이 수해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내장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전남 장성군 북하면의 백암산에는 다른 지역의 단풍보다 잎이 작고 색깔이 고운 당단풍이 일품이며 백양사에서 내장산으로 넘어가는 길에는 하늘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단풍나무가 울창하고 빽빽하여 등산코스로 유명하다. 매표소에서 내장사 입구까지 지역은 단풍 터널을 이루어 내장산 단풍의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절정기인 11월에는 많은 차량과 인파로 인하여 고생길이 되기 쉽기 때문에 마음의 각오를 하고 가는 편이 좋을 듯.
진안 구봉산
용담저수지와 어우러진 멋진 구봉산은 진안군 주천면과 정천면을 가르며 우뚝 솟아 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9개의 봉우리가 장관이다. 주봉인 9봉(1,002m·천황봉 혹은 장군봉)과 나머지 8개의 봉우리가 한 능선에 나란히 이어져 뾰족한 바위 침봉으로 솟아 다투어 뽐내듯 어깨를 두르고 있는 모습은 보는 이마다 여러 형상을 연상케 한다. 주봉인 9봉이 나머지 8개봉을 다스리는 것 같아 모습도 이채롭다.
먼발치에서 볼 때에는 너무 험해 도저히 발을 붙일 수 없어 보이지만 바위틈 사이의 길을 이용해 암봉과 암봉을 거의 이어갈 수 있다.
산행은 크게 두 코스로 나눠 진행된다. 주촌면 운봉리 양명마을 구봉산 주차장에서 부도골 오른쪽의 지계곡으로 올라 안부에 이르는 것과 윗양명마을 안쪽의 구봉산장에서 저수지와 외딴집을 거쳐 안부에 오르는 길이 있다. 어느 코스를 택하든 시간은 비슷하게 걸리지만 저수지 위로 펼쳐지는 연봉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고자 한다면 구봉산장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코스를 한 바퀴 도는데 소요 시간은 대략 4시간30분.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발아래 8봉들이 가깝게 펼쳐지고, 멀리 남쪽의 마이산이 우뚝하고, 운장산도 서쪽으로 보인다. 용담댐은 은빛 물빛을 반짝이며 멋지게 어우러진다. 10월 중순 경이면 구봉과 단풍, 은빛 용담댐이 어울리면서 멋진 장면을 연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