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보다 생활용기로 식기로 쓰여지는 일본의 거칠고 투박한 그릇들.
이것들이 음식을 담았을 때
다른 장식물들과 어울렸을 때
찬 음식은 찬 것을 담았을 때 더 맛있고
더운 음식은 더운 음식에 담는 그릇에 놓았을 때
더 맛있고 더 돋보이는 법.
올망졸망 담긴 음식들이 소꼽친구 밥상차린 듯 앙증맞아
찍어놓았을 때가 2003년.
장소는 후쿠오카의 한 후미진 곳에 자리잡은 식당.
삼만엔짜리 료칸(일본식 전통 여관)에서 온천욕을 마친 뒤 한가롭게 즐기는 음식들을
주문했는데 차려진 밥상이 너무 예뻐 한 방씩 shot!
먼저 전채요리에 접시, 다완같은 그릇들 모두 7개, 종지, 대나부접시, 나무받침,찻잔, 받침과 젓가락, 젓가락 올려놓는 고동

다음이 주요리에 필요한 식기 수는 대접시에 작은 접시를 포개어 모두 7개, 스프, 찻잔과 받침 빼고.


마지막으로 후식은 긴 접시 1개, 유리그릇, 샴페인잔, 바구니에 연보라 냅킨
코스별로 먹었던 것들을 한꺼번에 모아놓으면 바로 요렇게.

1인분에 든 식기들이 30여개. 하이고! 예뻐라를 연발하며 새가 모이 쪼듯 음식을 먹으면서도 내내 이 많은 설겆이를 어떻게 하나 쓸에없는 걱정. 셋이서 먹었으니 90개의 식기가 필요하다는 얘긴데....거친 덤벙기법의 식기들이 나름대로 친근하게 손을 붙잡더니만...
덤벙기법이 나왔으니 도자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 청자: 1200도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낸 비취색의 자기, 철분이 극소량 함유된 바탕흙에 철분 2-3%의 장석질 유약을 입힌 것.
. 분청사기 : 회색 태토에 백토를 분장하고 회청색 유약을 발라 구운 것.
. 백자 : 고령토에 장석질의 유약을 입혀 1300도 고온에서 구운 것인데
와우! 이 식당 하루에 줄잡아 100명 손님을 맞이한다면 9,000번을 닦아야 한다는 계산?
친구가 데려가서 계산했으니 나는 그저 맛있다고 입추렴만 하면 되었지만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 식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