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의사라는 전문직에 환상을 가지고 있다. 굳이 시바이쩌의 정신 어떻고 하며 의사의 희생봉사 정신에 대해 얘기한다면.
아니, 어쩌면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우리모두 과신을 하는게 아닐까. 물론 나나 내 가족의 건강을 묻는 처지에 의심한다는 것은 좀 그렇지만...
2000년에 앞니 두개를 다쳤었다. 지금은 신경치료도 하고 치열도 맞춰나서 그다지 눈에 띄지 않지만 첨 다쳤을 때는 정말 끔찍했다. 치열도 어긋나고 치아색도 검게변하고...
그당시 다니던 회사근처에 치과가 몇개 있었는데 가는 곳마다 하는 얘기가 다른거였다. 어금니나 충치 때문이었다면 아마 그중 한 곳에서 해결하려 했겠지만 앞니를 다친 터라 흉해질까봐 열곳도 더 알아봤었다. 누구는 앞니를 갈아내야 한다고 했고 다른 의사는 치열은 맞출 수 없으니 신경치료만 하자고 했다. 비용도 제각각이었고 장사꾼처럼 가격을 흥정했다.
의사라고 다 같은 수준이아니라는 거다. 더구나 치과 의사는 기술의발전에 따라 신기술을 익힌 사람-즉 어느정도 나이가 젊은 사람이 훨씬 치료결과가 좋다. 의사들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알지만 절대로 환자에게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다. 자신이 할 수있는 방법으로만 치료과정을 유도 할 뿐이다. 상담한 사람 중 의사로서의 자긍심이나 사회적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
만약 첨 갔던 치과에서 치료했다면 나는 지금 반쪽이 되고 치열이 안맞는 앞니를 보면서 매일 속상해 하고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치과에서 신경치료와 치열 교정 치료를 받게 되었다. 지금은 리테이너를 착용하는데 내년이면 풀 수 있는 상태다. 두번째 고민이 생기기전까지 결과는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듯했다.
신경치료 한 이는 색이 변한다. 치아 겉의 법랑질도 약해져서 깨질 염려가 있어서 씌워야한다.-보통 크라운이라고 하는- 부작용이 있는데 잇몸이 검게 변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앞니라 검게변하면 보기 싫으니 다른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그런방법은 없다' 는 답변에 며칠 고민하던 차에 신경치료부분을 긁어내고 표백하는 방법이 있다는걸 인터넷과 치과의사용 잡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치료받던 의사에게 그런 얘길 했더니 그제서야 '나는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결국 또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스스로 발전하지 않는 것은 퇴보와 같은 의미이다. 의학 기술이 발전을 해도 모든 의사가 같은 기술을 갖게 되는게 아니라는 걸 배웠다. 의사라는 전문직이 원래는 없던 소명의식을 저절로 만들어 주는게 아니라는 것도. 이제는 환자가 스스로에게 맞는 치료법을 공부하고 제시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인가. 아니면 내가 만난 소수의 의사만이 나를 실망하게 한 것일까.
훌륭한 소명의식을 가진 의사가 내가 만날 수 없는 지역에만 있어서 일 수도 있다. 그렇게 믿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