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자 조선일보에서 미국 덴버대 심리학과 사라 와타무라 교수는
아이를 사랑한다고 해서 시간을 늘 함께 하며 일일이 반응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스트레스를 안겨준다고 인터뷰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또 와타무라 교수는 보육시설에 다니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건 아니며 오히려 성장하는 데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다면서 "맞벌이
엄마들이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실은 균형을 맞추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전업주부들은 일을 안하는 대신 아이가 그만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고 맞벌이를 하는 엄마들은 일에 치여 거의 자녀를
방관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전업주부들은 맞벌이주부보다 아무래도 자아존중감(self esteem)이
떨어지는 경향이 짙습니다.
매일 하는 일은 반복되는 일이고 게다가 아이까지 엄마의 뜻을 따라주지
않을 때 그 상처는 더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앞에서 말한 심리학자가 아이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라는 것이 요지라면
아이만큼 엄마도 철저하게 자기만을 위한 시간을 내야 할 것입니다.
혼자만의 시간은 엄마에게 활력소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에 꼭 필요합니다.
주변의 엄마들끼리 순번을 정해 서로 짬을 내는 것도 괜찮을 것이고 정 안되면
친한 친구에게 잠깐 부탁해도 되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시간제로 아이를
돌봐 주는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며칠 전 서울에서 강의가 있었는 데 시간이 잠깐 나 동숭아트홀
안에 있는 한 커피숍에 앉아 조용히 나무와 사람을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순간 요즘 거의 눈만 뜨고 걸어다니는 목각 병정같았던 제 자신이 풍요로워
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의 맨날 자동판매기에서 나온 커피를 후루룩 넘겨 버리던 제게 커피 한 잔과
부드러운 선율이 흐르는 음악에 30분간 있었을 뿐인데
그 시간에 여러 생각들을 정리해 볼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피로감도 씻겨 나가는 걸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의 입장도 입장이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우리 아이들과 잠깐 떨어져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갖고 그 시간에 몰입할 수 있다면 가정이 보다 훈훈하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로 바뀔 거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혼자만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느껴 본 엄마가 아이의 혼자 있는 시간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지헤로운 엄마일 겁니다.
지금 우리 모두에겐 주기적인 혼자만의 재충전 시간이 짧게라도 꼭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