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분비자극, 체온 하강->오싹한 ‘즐거움’
전주 효자동의 김아무개(37)씨는 공포 영화를 즐긴다. 이유는 스릴있고 시원해서란다. 공포 영화 속 상황을 무서워하기 보다는 즐기는 편이다. 깜짝깜짝 놀라는 상황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편안함을 맛보기도 한다고. 이는 두려움을 즐기려는 심리 때문 일 것이다.
가끔은 공포 영화 속 주인공의 그 끔찍한 상황이 자신의 생활과 거리가 멀다는 안도를 느끼며 영화를 감상하기도 한다는 김씨다.
서신동에 사는 양아무개(23)씨는 겁이 없는 편이다. 여름이면 혼자서도 종종 극장을 찾아 공포영화를 본다. 올해도 개봉한 영화중 공포등급이 가장 높은 것을 보았다. 공포 영화를 보면 세포들 하나하나가 긴장하면서 스릴을 맛본다. 공포영화를 보고 마음껏 공포를 즐기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바야흐로 공포영화의 계절, 여름이다. 거기에 맞추어 공포, 스릴러 영화가 줄지어 개봉하고 있다. <해부학교실> <므이> <기담>과 같은 국내공포영화부터 시작하여 헐리우드, 일본영화 심지어는 태국영화까지 소재도 다양하고 특색있는 공포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시내의 극장가는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심야공포영화를 즐기기 위한 연인들과 공포영화매니아들의 발걸음으로 넘쳐난다. 이 여름, 공포영화를 보지않고서는 도저히 넘어갈 수 없다는 공포영화 매니아들은 물론이고 단지 더위를 잊고 싶어서 공포영화를 본다는 사람들까지 그들이 공포영화를 즐기는 이유는 그들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하다.
시내의 한 극장가에서 만난 오아무개(54)씨는 자칭타칭 공포영화매니아다. 사실 오씨에게 공포영화를 보는 특별한 계절은 정해져있지 않디. 그러나 역시 공포영화는 뭐니뭐니해도 여름에 즐기는 것이 제격이라고 오씨는 강조했다. 이유는 공포영화를 한편 보고나면 격한 운동후 즐기는 샤워처럼 통쾌하고 시원한 즐거운 기분때문이라는 것. 샤워 후 느긋하게 즐기는 짜릿한 맥주한잔의 여유처럼 공포영화는 덥고 지친 여름날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들이 여름이면 공포영화를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째서 비싼 돈주면서 사서 고생(?)이란 말인가. 공포영화 포비아(공포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들이 이해불가의 종족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의 설명에 의하면 사람이 공포를 느끼는 이유는 내면적으로 잠재 되어있는 불안감·긴장감 등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공포라는 느낌을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포물을 보면 체온이 올라간다는 발표결과가 있다. 이는 공포물의 음향효과, 시각효과 등이 사람의 신경과 뇌를 자극하면서 호르몬이 분비되어 체온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며칠 전에 모tv 프로그램의 공포물 체험에서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 본 결과 평균 1.6℃정도 체온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렇게 올라간 체온으로 인해 몸에 땀이 나게 되고, 땀은 열을 흡수해 다시 체온이 내려가게 된다. 결과적으로 등골이 오싹한 공포를 맛볼 수 있는 있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공포 영화를 볼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신체반응을 살펴보면 먼저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얼굴은 붉어지고 눈의 동공이 커지며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입 근육은 수축된다. 소름이 돋고 진땀이 난다. 이런 과정은 교감신경계 흥분으로 나타나는 공포에 대한 급성반응으로 이 시기가 지나면 반대로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 그러면 심장박동이 다시 느려지고 근육의 긴장이 풀린다. 온몸에 진땀이 나고 체온이 내려가는 것이다. 때문에 공포 영화는 여름에 더위를 이기기에 제격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공포영화를 보면서 무더운 여름을 나는 것은 우리 건강에 좋은 것일까? 정답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뇌영상 연구를 해보면 공포영화를 잘 보는 사람은 놀람과 무서움에 대한 송과체의 반응이 크지 않다. 이들은 무딘 송과체를 자극시키기 위해 더 무섭고 강렬한 것을 원하는 반면 공포영화 포비아의 송과체는 조그만 자극에도 매우 민감하다. 예민한 송과체는 평소에도 잘 놀라고 피곤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자극을 싫어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억지로 공포영화를 보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싫어하는 자극에 계속 노출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작용이 길어져서 우리 몸과 마음은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은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공포영화의 계절이 도래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체질과 기질에 잘 맞추어 즐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