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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나의 노년엔 어떤 생활이 기다릴까? 파란마음
조회: 1146ㅣ 날짜: 2005.06.09
고령화 사회, 나의 노년엔 어떤 생활이 기다릴까?

텔레비젼 뉴스에나 나오던 노령화에 대한 우려는
전업주부가 되고 난 후 심각하게 체감이 되어왔다.

아이들이 씨끄럽게 뛰고 재잘거리는 곳이 드물다.
가깝게는 친척 모임부터도 아이가 별로 없다.
놀이방이나 유치원이나 가면 모를까 일반적인 모임터에 가면
혼자오시는 어르신들이 훨씬 많이 보인다.
백화점에도, 재래시장도 별다르지 않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늘 젊은 혈기가 넘치는 곳에 묻혀서 잘 몰랐는데,
가사에 충실하는 전업주부가 되고보니
정말 사회의 평균연령이 상당히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는 얘기를
절감하게 된다.
집 근처에 초등학교와 여고가 있어서 꽤나 젊은 유동 층이 오가는 동네에
사는데도 길에 나서면 눈에 보이는 얼굴은 대부분 초로의 노인이다.

처음엔 그냥 지나치던 이 사실들에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아이가 없는 사회엔 희망이 없다는 얘기가 너무나 절실하게 와닿는 사건을 보았기 때문이다.

서른이 지나고 결혼을 하고나면, 이미 일상을 반복하며 사는 일이 별로 즐겁지않은
나이가 된다. 시간이 갈 수록 자연스레 웃음도 줄어들고 늘 딱딱한 얘기나 오가는 식탁,
생활에 쫓기는 이야기,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험담이나 오갈지 모른다.
아이가 있으니 어른은 당황할 아이의 해맑은 장난과, 일상에 찌든 어른에게 사소했던 사건에도
정신이 번쩍 들 기발한 해석을 들고나오는
어린 악당에게 사로잡혀 고단한 현실에도 긍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결혼 직후 직장을 옮기던 때의 일이다.
예비직장의 면접관들은 꼭 두가지 질문을 했다.
결혼은 했는지, 아이가 있는지. 없다면 낳을 계획은?
올케의 경우 사내 연애 끝에 결혼을 하자 퇴사를 권고당했다.
물론 새로운 직장에 들어갈 때 임신 중이었단 사실도 비밀이었다.
이런 사회에서 결혼한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평균이상의 가정 소득을 기대하며
직장을 얻고 유지하기란 정말 힘들다.
다행히 신랑의 소득이 평균이상이고 거주의 스트레스도 없는 등의 여유가 있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고 육아와 가사 부담에
사회적 스트레스를 안고 직장맘으로 1인 3역을 감당하려는 모험을 결심하고
실행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첫째는 낳았다고 해도 대부분의 젊은 엄마라면 둘째에 대해 고민없이 낳기는
쉽지 않다. 안그래도 고단한 일상에 어린 악당이 둘이라는 건 상상만으로도
벅찬 일이다. 사랑스러운 아이를 얻고나서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해도
경제력이 없다면 금새 고민으로 돌아 올, 육아와 교육에 대한 질은 누가 대신 책임져 줄 리도 없다.

낳기전에야 하나는 외롭다, 그래도 둘은 되어야 의지가 된다는 얘길 하지만
낳은 후에 고민과 부담은 고스란히 엄마 혼자의 몫이다.
아빠들의 활약(?)을 기대하기란, "한국적 현실"앞에서 사치스런 욕심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아이를 낳기엔 두렵고 부담되는 사회,
의료기술이 발달하니 점점 수명은 길어지고, 현대 과학의 힘으로
젊은 노인들이 많아질 태세다.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인 하울의 성에서 80세 노인의 몸이 된 소녀 소피의 대사 중
이런 말이 있었다.
"나이가 드니, 나쁜 꾀가 생기는군."
어쩌면 노인의 나쁜점에 대해 극단적인 이 발언이 나에겐 전기 맞은 것처럼 절실하게 느껴졌다.
나이들수록 게을러지고, 얌체가 되어가는 "나"를 알기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세상에 대해 여유로운 눈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이 없고, 세상의 변화에 뒤쳐지지 않고,
사고가 유연해서 젊은 사람들과의 대화에도 고집이 드러나지 않고
융화되는 일부 인텔리 노인들의 얘기일 뿐이다.
젊은시절에도 고단하게 살았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고단한 삶으로 연명해야하는
슬픈 노후라면, 세상이 지켜 줄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다면,
게다가 여기저기 낡고 무뎌진, 아프고 관절이 튀어나온 몸으로 살아야 한다면,
그래도 여유있는 눈으로 느긋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

노인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사회에 헌신한 젊은 시절을 보상해 줄
경제적 여유와 유연한 사고가 없고, 다음 세대를 보장해 줄 사랑스러운 후손들이 없다면
아마 즐거운 노년을 맞기는 힘들것이라 생각된다.

이제부터 나의 노년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할 것인지,
함께 늙어 갈 이웃은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는지,
계획하고 실천하는 길고 긴 시간여행을 준비해야겠다.
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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