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금주의 칼럼  
재미 있는 사주 이야기.  
은인. 희지
조회: 1843ㅣ 날짜: 2006.11.29

은인이라 함은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사람이라 합니다.

.....

 

누런잎이 이제 점점 다 떨어져 갑니다.

신원사 내려오는 길에 낙엽길을 밟았어요.

바스락바스락..

맨발에 밟히는 느낌이 참 좋더군요.

진짜로 바스락 거리더군요.

몰랐습니다.

초입에..큰스님 앉아계시던 의자가 있었습니다.

다 헐은 의자는 주인도 잃고, 쓸쓸해 보였습니다.

그래서..그냥 만져줬어요.

겉껍데기 밑으로 나와 있는 상판속도 손가락으로

집어 넣어주고.." 너도 참 귀하다 "

읊조리 말은 허공속에서 메아리 됩니다.

 

손님을 뵈면...

어떤 날엔 좋은 그림을 감상한 것처럼 기쁠때가 있고,

어떤 날엔 슬픈 영화를 본것처럼 내내..여운으로 한켠이

쓰릴때가 있어요.

사람이 곧 그림이고, 영화고, 음악이고...

전생이고..미래생이고..지금의 모습이고..감동입니다.

 

커피를 드리고..신원사 같던 이야기를 했어요.

" 고향 같아요. 왜 그렇게 푸근하지 모르겠어요"

커피를 한모금 하시더니..말을 꺼내십니다.

" 맞아요. 좋죠..한번씩가면 그냥 무조건 좋더라구요"

두모금을 넘기십니다.

" 전 도시에서 자라 시골 정취는 잘 몰라요.

  근데..이상하게 시골 정취가 맘속에 늘 환타지처럼 있어요.

  전생 삶이었나 봐요"

먹이 갈아지며..이야기에 끼어듭니다.

" 먹 갈리는 소리는 차분해서 좋더라.."

커피를 다 마신 손님은 먹가는 내 손을 멍하니 보십니다.

눈망울이 세월을 말합니다.

 

오십 여섯인 이 손님은...

.....

방한칸에 다섯식구가 살았답니다.

아이들..남편밖에 몰랐답니다.

남편은 작은 회사를 다녔는데..착하기만 했나봐요.

예전엔 연탄불이 많았잖아요.

두 아이를 연탄가스 중독으로 먼저 하늘로 보내고..

남편은 그 충격에 술만 먹었데요.

술 먹고 들어오던 남편은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고...

병수발로 있던 방한칸 전세금 마져 다 썼데요.

빚은 산더미처럼 늘어만 갔데요.

어느날..집주인이 와서 한다는 말이..

" 돈 쌓아 놓고 사는 거 아니고...집세를 줘야 우리도 살지.

  00 엄마 사정 모르는 것은 아닌데...언제까지 봐 줄수도 없고..

  요번 달까지 방 빼줘요."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손님은 이 말을 흉내내십니다.

그리고서 한다는 말이..

여자 팔자가 쎄니까....뭐라고 궁시렁 거리며 나가더랍니다.

몇날 며칠을 잠을 자지 못했답니다.

이건 아니야..이건 아니야..

현실을 인정 할 수 없는 아픔..그리고 꿈 이었으면 하는 마음..

까마득한 망막함이 목을 졸라 오더래요.

분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팔자..내 팔자가 세서...

 

남편과 아이를 친정엄마에게 부탁하고...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이란 일은 다 했답니다.

닦치는 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지금은 큰 시장에서 마트를 하십니다.

딸도 좋은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남편은 금 세공 기술을 배워 일을 조금씩 하신다 하시네요.

 

그러면서 하신다는 말씀이...

" 그 집주인이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살 수

  있었겠나...나 한테는 은인 같어요."

 

천지가 다 부처님 도량이라는 말이 맞습니다.

중생이라는 탈을 써 부처님을 못 알아 볼 뿐..

모두가 부처이며..깨달음의 산물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 대단하세요..훌륭하시네요"

 

우리에게 시련이 없다면..절대 수승한 나를 발견하지 못합니다.

시련의 밑자락엔 작은 실오라기의 성공이 분명 붙어 있습니다.

이것이 음과 양이며..

두 법칙은 우주에 꼭 같이 공존 합니다.

 

누군가 내 탓을 한다면..

은인으로 삼으세요.

욕을 하고, 날 매섭게 갈구 더라도...

그 욕을 발판 삼아...못 알아 보았던..

잠재의식을 깨우세요.

이것이 깨달음 입니다.

 

문득 저는 세상에 아무것도 버릴 것이 없구나..

라는 진리가 떠오릅니다.

제 몫이 다 있다더니..이말이 꼭 옳다는 생각도 듭니다.

 

학문의 진리든..인생의 진리든..그 진리는

언제나 같습니다.

인간의 아픔을 극복하고자는 기본에서 부터 시작을 합니다.

잘 살아서...많이 배워서...

이것이 아닌 자신의 처지에서 어떡해 고난을 헤쳐 나갔느냐!

그리고 지금 행복하느냐!

 

" 말이 길었지요?"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끝나 좋다고 말했습니다.

손님도 웃습니다.

막막한 삶이어도 분명이 나올 구멍도 있습니다.

그러나 막막하다는 탈만 쓰고..허우적 거리면..

까만색만 보이지..빛이 안 보입니다.

그 빛을 보세요.

보지 못하면 이것도 내 탓입니다.

 

은인....

참 귀한 분입니다.

누런잎 사이로 살포시 더 젖어드는 빛..

누런잎은 그 빛을 받아 더욱 누런해지지요.

얼른 소멸하고..다음 봄을 기다립니다.

이 추운날..봄이 멀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봄은 꼭 와요..

 

 

 

 

 

 

 

 

댓글(9건)
미소   l  2006.12.05 02:12
날이 많이 추워졌네요..희지님도 감기 조심하시고..늘 건강하세요^^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마음이 설레이는 글 ..계속 접할수 있도록 기원합니다^^|||2
미소   l  2006.12.05 02:12
이젠..미움 대신에..감사함을 느끼게 되더라구요..근데 아직 수양이 덜 되어서 머리로만 이해하고 몸은 제자리 입니다..언젠간 제 손이 먼저 다가갈 날도 있으리라 생각되어집니다..|||2
미소   l  2006.12.05 02:12
얼른 소멸하고(시련) 다음 봄(희망)을 기다립니다^^ 꼭 내 맘같네요..저도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은인은..가장 큰 시련을 준 사람이라고 생각되어 지더군요..그래서 미워했는데|||2
인생40   l  2006.12.03 03:12
희지님 제멜로 전화번호좀 넣어주세요
한번 뵙고 싶네요
forjiu63@hanmail.net
명심보감   l  2006.11.30 10:11
저도 하소연 할려고 들어왔더니 딱 제마음을 들킨듯한 이야기네요
항상 기다려지는 글이네요 감기조심하세요
코알라   l  2006.11.30 04:11
안녕하세요
글읽을 때마다 한번씩 되새겨봅니다
수고하세요...
참사랑   l  2006.11.29 08:11
늘 님의 글 기다려지고, 감사드립니다. 제가 탓해왔고, 탓하고 있는 상대를
, 나의 은인이다!! 생각을 바꾸고.! 제 인생에도 꽃피는 봄이 오기를 기다려 볼랍니다.
pretty   l  2006.11.29 07:11
봄은 꼭 오리라는 믿음으로 살아 가고 있는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저 역시...
좋은 글 읽고 차분한 마음을 가지고 갑니다...
감사합니다...|||5
혜성   l  2006.11.29 04:11
은인 ....나는 어떤사람인지 생각하게 하는 오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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