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금주의 칼럼  
재미 있는 사주 이야기.  
고물. 희지
조회: 1811ㅣ 날짜: 2006.06.16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멀리 멀리..아주 멀리까지 갈 수 있기에 타기로 했다.

사람의 머리는 요술밥통이라..

힘든 일이 있으면 도망 먼저 가려고 한다.

내가 지금 그 짝이다.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돌더라도...

간다는데 의의를 둔다.

요술 밥통 쉬러 가려고 자전거를 탄다.

 

앞에 고물을 실고 있는 할머니가 계시다.

지나치다..끙끙 거리는 모습에 눈이 간다.

난 내리막이고, 할머니는 오르막이다.

정차하고 뒷 똥구멍을 민다.

할머니 쳐다 보신다.

웃었다.

고맙다고 하신다.

왜..할머니는 고물을 주우실까..

물어봐야지..

 

아이스크림을 사서 할머니 곁에 앉았다.

해는 아침이래도 중천이다.

" 맛있지요?"

" 맛있네요"

" 말씀 놓으세요"

아이스크림만 드신다

" 자손은 얼마나 두셨어요?"

" 셋.."

" 다 여우살이는 시키셨어요?"

" 아직 막내놈이 못 갔어..얼른 갔으면 좋겠어"

우리 엄마랑 똑 같이 말씀 하신다.

그래서 미소졌다.

" 할머니..몇살 이세요?"

" 원숭이 띠여"

" 그럼 ..63살이네요?"

" 몰라..그럴거야.."

" 생일은 몰라요?"

" 생일은 무슨 생일..그 까짓껏.."

대충..

이말만 들어도 자손들이 챙겨주지 않음을 느낀다.

두런두런 오고감이 많다.

아이스크림을 언제 먹었냐다..

 

" 자네들이나 내 팔자나 똑 같애."

가슴 아픈 표현이다.

고물을 가르키며 하신 말씀이다.

" 막둥이나 얼른 짝지워주면 가야지..후딱 가야지.."

이도 우리엄마와 똑 같이 하는 말이다.

" 얼마 벌어요. 할머니.."

" 그런 걸 뭘 물어.."

그만 일어나신다.

출근 시간도 되었고, 나도 가야 했다.

 

고물..

인생은 고물이 아니가 한다.

쪽쪽.. 필요 할때는 쓰다가..쓴물 단물 다 먹고.. 나머지는

다시 우그러지는 고물..

필연처럼 내 인생도 고물 처럼 느껴져 울컥 했다.

 

무엇을 보고 느낀다는 것이 구접스럽다.

할머니를 보고도 느끼고, 고물을 보고도 느끼고..

아침을 보내는 것도 느끼고..

오늘 일진이 빡빡하다는 것도 느끼고..

그래도 느끼며..깨달음도 있으니 조오타..

 

어젯밤 꿈에는 절집으로 올라 갔다.

산을 돌아 구비구비 꿈에서나 볼 수 있는 무릉도원을 지나..

나무 겉대로 지은 한적한 절집에 들어서니..

장삼 위에 가사를 두른 스님들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신다.

큰 스님이 열반 하셨단다.

뵙지는 못했다.

쓸쓸한 기분 뒤로 분주히 스님들이 움직이실 뿐이다.

나는 쳐다만 본다.

 

고물 할머니를 만난 것이나..

꿈 속에서 만난 절집이나..

도긴 개긴 이다.

 

나의 정서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

이것은 예전 그때나..지금의 생각이나..한치 틀림없이 똑

같다

그저 소탈하게 사는 모습이 좋고..

내 내면은 열심히 수행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으니..

 

옷을 홀랑 벗은 것 처럼..

부끄럽고 가슴 떨린다.

 

할머니 왜 고물을 주우시나..했더니.. 막둥이 장가 보낼라고..

난 뭘까?

오늘도 내일도 느끼려고 산다.

 

아침 일찍 핸드폰이 울린다.

" 애기 이름 지으려고요"

 

그래 지어줘야지..

자전거 타고 휙 돌았으니...

오늘도 철학이 고물이 된다.

 

 

 

 

 

 

 

 

 

댓글(6건)
kk   l  2006.06.28 02:06
정말 지긋지긋한 뚱뚱이란 단어를 달고살았었는데 드디어 5주동안 무려 6키로를 감량했어요 아토피랑 생리통과 변비까지 없어졌답니다. http://dietwaba.com 바로 이곳에서여
소라   l  2006.06.27 01:06
자식이뭔지~ ㅉㅉㅉ! 비슷한 나이에 활동하시는 할머니를 그려보면서 내존재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우리..고물이되? 가는건가!!
혜성   l  2006.06.20 01:06
글을 읽으면 항상 그림이그려져요 어쩜그리 투명한지 표현이 잘못인지 몰라도..
비   l  2006.06.19 05:06
항상 글 잘읽고 가는 비입니다.
메일(네이버) 보냈는데 확인부탁드립니다
바다   l  2006.06.17 06:06
고물 ..시간이 간다는 의미 같아요 오랜 손때가 묻어 길이 잘들은 물건은 버리기 아까워 올려놓고 치우고 싶어도 치울수없는 물건 시간이 흘러 나자신도 보고또보고 싶은 고물.....
황토   l  2006.06.17 12:06
그래요 고물이된다는거 다른세계로 한발다가 가는것 어제남편의 어릴적 동무가 췌장암으로....남편을어떻게 위로해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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