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중추절은 조상들의 은덕을 기리며 최고의 정성으로 술과 음식을 드리는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재료 장만, 구입에 공을 들여 상을 차린 후 가족들이 차례로 큰 절을 올리므로 제례가 시작되는데
그렇다면 조선 왕실의 제례는 어떻게 드렸는지 왕실 제기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지요.
기본적으로 양반, 사대부나 왕실의 제례는 같은 의미이나 가정에서 차리는 제상은 익힌 음식으로 술과 음식이 함께 놓으며 붉은 음식은 동쪽, 흰 음식은 서쪽에 놓지요. 왕실에서는 마른 음식을 동쪽에, 젖은 음식을 서쪽에 놓으며 날곡식, 날고기를 놓는답니다. 왜냐하면 먼 옛날의 의식을 그대로 재현하여 더 격있는 제사를 드리기 때문이죠.
그러면 제례 순서에 따라 쓰이는 제기들을 살펴볼까요?
아래 왼쪽의 제기는 왕께서 월대에 오르기 전 손을 씻을 물을 담는 그릇인 '관세이'고 오른쪽 제기는 손을 씻는 '세'입니다.
유기로 된 관세이는 번개, 구름 무늬에 손잡이에 용머리가 달려있고
세는 춘, 하, 추, 동을 상징하는 네 물고기가 부조되어 물이 찰랑일 때면 마치 헤엄치는 것 같답니다.

관세이 세
제사의 시작은 혼이 오시라고 향기로운 향을 향합에서 덜어 세 번 태우는 삼상향과 땅으로부터 돌아가신 백을 맞이하는 의미로 '관지구' 라고 하는 바닥에 뚫린 조그만 구멍에 향기로운 술을 세 번 붓는 의식을 왕께서 하십니다.
그래서 왼쪽이 향로, 오른쪽이 향기로운 술로 검은 기장과 울금초로 만든 울창주를 담아 관지구에 붓는 '용찬'이랍니다.

향합, 향로 용찬
다음은 술을 석잔 드린다고 해서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때 쓰는 '이'인데요. '왕의 남자'할 때 '이'가 아니라
술동이라는 뜻의 '이"로 '준'보다 높은 의미로 쓰이죠. 첫 술은 왕께서 단술을, 두번 째 술은 세자께서 막걸리같이 걸죽한 술을, 마지막 술은 영의정이 맑은 술을 드리는 의식입니다. 희준은 황소머리 모양의, 상준은 코끼리머리 모양의, 산뢰는 번개와 구름무늬가 새겨진 각각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때 쓰이는 술동이 들이죠. 황이는 사람의 눈모양이 새겨진 봄, 여름의 술동이로 단술이나 명수가 담깁니다.

황이 용찬, 조이, 희준, 상준, 산뢰 등 준상에 놓인 술동이
다음이 음복수조례로 조상이 주신 복을 받는다는 의미로 조상께 드린 술과 음식을 맛보는 순서입니다.
왼쪽이 왕의 술이 담기는 용준, 오른쪽이 술잔인 '작'입니다. 잔 받침인 '점'은 둥그런 하늘의 모습과 네모진 땅의 모습이 함께 있어 음양의 조화를 꾀했구요. 용준에는 꿈틀대는 용이 생동감있게 새겨져 있어요. 가정에서는 익힌 음식을 드리기 때문에 제사가 끝난 후 가족끼리 음식을 나눔으로 음복례에 참여하지만 왕실의 제사에서는 왕이 대표로 음복수조례를 하십니다.

용준, 작
음복수조례가 끝나면 제사의 마지막 순서인 '망료례'로 제사때 조상들께 드렸던 흰 모시와 축문을 태운답니다. 정성껏 준비했던 예물을 바친다는 뜻으로 후손이 드린 술, 음식, 춤, 노래, 음악을 흡족히 즐기신 조상신이 하늘로 돌아가신 다는 뜻이지요.
조상의 은덕을 다시 생각해 보는 때, 아름다운, 최고의 솜씨로 만들어진 왕실 제기들을 통해 조선 왕조의 위엄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