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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되고 싶다 > > > >우편함 속에 나를 기다리는 봉투 하나가 >거꾸로 꽂혀 있다. >차디찬 좁은 공간에서 하루종일 >내 이름을 품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내 이름을 안고 기다린 봉투 안에는 >책 한 권이 들어있었다. > >박완서 님의 소설 '그 남자네 집' > >이 책을 사서 봉투에 내 이름을 써 보내준 사람. >우체국에서 나에게 보내며 마음까지 >포장 해 보냈으리라. >책보다 먼저 그의 따스한 마음을 느낀다. > > 그에게 나는 어떻게 기억되어 있을까? >그에게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누구여야 하는가! > > >사람의 팔자는 고쳐지지 않지만 운명은 >고칠 수 있다고 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팔자를 고치고 싶어하지만 >생년월일 타고난 팔자는 고칠 수 없다. >하지만 주어진 운명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고칠 수 있는게 아닐까? > >자갈이 많아 쓸모 없는 땅 이라도 농부가 >열심히 돌을 골라내고 거름을 뿌리고 가꾸면 >옥토로 변할 수 있고, >아무리 기름진 땅이라도 몇 년 묵히고 돌보지 >않으면 잡초만 무성한 밭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 >우리의 운명은 춘하추동 사계절과도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긴 겨울 잎 떨구고 찬바람 속에 서 있던 >나무들의 겨우살이. >나는 겨울을 보내며 그 나무들이 죽은 듯 >서있다고 느꼈다. >아니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북풍한설 속에 앙상한 마른 가지로 지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지만 대다수의 나무들은 겨울동안 쉬지 않고 >언 땅 속에 뿌리내리고 >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람 속에 봄의 온기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겨우내 >준비했던 꽃눈과 잎눈을 부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철골같은 가지 끝에 발그레 >봄이 오르면 꽃잎이 눈을 뜬다. >긴 겨울을 견뎌내고 맞는 봄이란 얼마나 눈부신가! >봄은 따스한 살결과, >그윽한 향기로 우리 곁에 찾아온다. > >하지만 봄이라고 서둘고 들뜨면 여지없이 >꽃샘바람에 혼쭐이난다. >100년 만의 폭설도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의 마음을 다 잡는다. >서둘지 마라, 들뜨지 마라, 좀더 천천히...... >다가오는 봄을 기쁘게 맞도록 >감사하게 맞이하도록 마음을 동여매게 한다. > >그리고 나서야 봄은 우리에게 유록의 아름다움과, >씨앗을 뿌리는 기쁨과 >,滿花芳唱의 세상을 선물한다. >그러며 여름을 맞는다. >초록잔치를 열며 세상은 싱그러움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여름 또한 우리들에게 녹록치 않다. >뜨거운 태양도 견뎌야 하고, >폭풍우는 위태롭게 뿌리를 흔든다. >애쓰게 지은 우리의 수고로움을 일순간 >수마가 휩쓸어 가기고 하고 >바위틈에다가도 뿌리를 동여매기도 >해야 한다. >온 몸을 가마 솥같은 뜨거움에 끓게 하는 >伏 더위는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산천초목을 늘어지게 만들지만 >伏을 지날 때마다 벼 마디가 한 뼘씩 자란다는 >신비로운 자연의 이치는 >우리가 어떻게 거역 할 수 있을까? > >비바람을 견뎌 내고, 뿌리뽑히지 않고 >살아 낸 삶의 여정 속에 >뜨거운 태양은 곡식을 여물게 하고, 과일에 >단물을 들게 하고 가을로 가을로 깊어가게 한다. > >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 ,풍요롭고 가득한 계절, >만산홍엽의 계절 속에 지친 마음을 누이게 하고. >쓰다듬고, 위안한다. >그러나 ,초록에 지쳐 단풍든 모습에 우리는 얼마나 >애잔함을 느껴야 하는가! >잎으로 가는 물길이 차단되어 노랗게, 빨갛게, >목마름에 타는 단풍을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 >마지막 순간을 저리 아름답게 불태우고 >뚝뚝 낙엽 비로 마감해야 하는 가을 속에, >얼마나 허전하고, 눈물겨운 외로움을 >느껴야 하는지 모른다. >그리고는 가득했던 마음을 다 비워내야 하는 >쓸쓸함 속에도 머물러야 한다. > >비워 냄....... >비워내지 않으면, 결코 다시 채울 수 없는 진리를 >가을은 순순히 따라야 한다. >텅빈 가을 들녘에서서.. >내 삶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고백 할 수 있다면 >운명을 헤치며 잘 살아왔다고 자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 >나는 내 이름을 운명 앞에 놓고 헤치며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간간이 쓰러지고, 좌절하고, 무릎이 꺾이는 >아픔이 가로막았지만 >그때마다 나를 위로하고 사랑하면서 다시 일어섰다. > >나는 꽃으로 피었다.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기억하며 >불러주어 꽃으로 피어났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내 이름을 사랑한다. >꽃으로 피어 난 나를 지독히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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