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살랑거리고 오더니...이내 바람이 분다.
참 계절은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지..
' 이제 찬바람 갔으니께...그만들 이러나...봄이랑께'
그렇게 속삭이는 것 모양 바람은..콧끝 시린 바람은
하루 종일 불었다.
아...떠나고 싶다...어디로든...
창문 앞에 서서 그렇게 말했다.
사실은 갈곳도 없고...오라는 곳도 없는데..
그저..마음은 천리를 향한다.
여자의 춘심이 돌아왔는지...
지난 겨울은 참 많이 아팠다.
몸살에 감기에...그렇잖아도 무거운 사람이 더 무거웠던..
그런 겨울이 갔다.
이른다섯 된 멋진 할머님이 나에게 그런다.
" 우리 여행갈래요?"
" 여행 가고 싶으세요?"
" 꽃 보니까...가고 싶네 "
난 이말을 듣고 무척 웃었다.
침대에 나란히 누워...
" 여보 나 소원이 있는데.."
감싸안은 손이 말한다.
두어번 꾹꾹.. 살에 감촉이 온다..
" 그냥 아무 생각 안하고 여행 갔다 왔으면 좋겠어 "
낮은 목소리로..
" 갔다와 "
막상 아내는 가지 못 할 거라는 것을 아는지..
아니면 가도 상관 없으니 가라는 것인지..
나는 알지.....으례적으로 하는 말임을..
늘 반전을 꿈꾸며 어느날 홀로 홀연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떠나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물론 다음날이면 언제 그랬니...그러면서 또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그냥 바람만 불지...
모임에 가면 예쁘고 멋진 사람들은 간혹 본다.
" 예쁘고 멋있다는 기준이 뭐야?"
남편이 나에게 묻는다.
순간 말이 막혔다.
그래...예쁘고 멋있다는 기준이 뭘까!
그냥...느낌이 좋은 것...
" 여보.. 근데 예전하고 다른 느낌은 있어
예전엔 외모를 많이 보았는데...지금은 내면을 먼저
보게 돼...자신을 컨트롤 하는 힘하고..
진실성하고....자신감.."
사람은 역시 묵어지면서 풍기는 멋이 있어야 한다.
묵은지가 더 깊은 맛을 내고 나이들어감에 더 생기 복덕이
생기려면 더욱 내 내면에게 물음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그...물음 뒤에는 늘 혼자인 나를 상상한다.
외로움 속에서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
가끔...손님들에게 혼자만의 여행을 권할때도 있다.
왜냐하면 큰 일을 쳐서 집에 해(害)를 가하는 것 보단
여행이란 시간으로 그 해(害)를 전화위복 만들 요량으로
권고 드린다.
살다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늘한다.
특히 마음이 퍽퍽 할때나.....사는게 건조 할때는...
나를 찾는 여행...
다른 삶의 모습들을 보고 내 자신을 다스리는 여행..
패키지 여행 말고...누가 가니까 가는 여행 말고...
홀로 느낌이 있는 여행..
물론 취향의 문제가 있겠지만..그저 알아야 할 것은..
회자정리...만남 뒤의 헤어짐이 있듯..
내 내면의 마음도 회자정리를 잘 해야 ' 한 (恨)' 을
만들지 않는다.
화가 나서 " 내가 없어져야지.."
간혹 어긋장으로 이렇게 말을 뱉는 분도 계신다.
그건 더 굴 속으로 들어 갈 뿐이다.
깊은 내면의 나에게 물어 보라..
넌 어디에서 와서...어디로 가는지...
이 여행의 종착역이 어디일지...
행복과 불행은 백지 한장 차이라 했던가!
어깨가 시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