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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있는 사주 이야기.  
마음을 자르다.. 희지
조회: 1917ㅣ 날짜: 2006.04.12

빗길 숲을 지나 동그마니 벅찬 심정으로 이 길을...

엄마의 손에 이끌려 큰 시장이라고 왔던 이 길을...

그 전생에 걸었을 이 길을...

지금 레드 카펫 위의 모델처럼 걷습니다.

 

비가 온 후의 맑은 기운은 사람을 다 아름답게 만듭니다.

때가 묻었던 도심의 담과 가로수와...우뚝 서있는 별것들이

다 깨끗해졌습니다.

그 길을 난 사람의 살내음을 느끼며 걷습니다.

끝이 어디인지도 어디로 갈지도 모르면서..

원래 기본의 걷는다는 것에만 충실하며 걷습니다.

마음이 그러했습니다.

역이 나오는 군요.

그 역에서 상상을 합니다.

몸을 실어 어디로든 가면 무엇이 변할까!

무모한 20대는 아니므로 상상만 합니다.

발길 옮긴 끝으로 왔으니 종지부는 찍어야 하는데..

무엇을 할 것인가!

어디에 몸을 실을 것인가!

오라는 곳도 가야할 곳도..없는데 말이지..

머리에서 종횡무진하는 여러갈래의 생각을 접기란..

비 온후의 지금이 너무 청명 합니다.

설레입니다.

무작정 기차에 오를까!

 

하지만..

내가 만약 내 마음을 기차에 실어 버린다면..

날 바라보는 나의 가족들이 많이 놀라겠지요.

시간이 아주 많이 갔는데도 마음을 자르지 못했습니다.

물끄러미 사람들을 봅니다.

상을 봅니다.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내가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그리고 뭘 생각해야 하는지.

상대를 보며 날 느낍니다.

그리고..

새롭게 꿈틀거리는 내 머리속을 무서워 합니다.

내 머리에서 무엇이 나와 날 또 유혹할지..

이는..생활도 가족도 그리고 모든 것을 뒤죽박죽

만들어 버릴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순간의 자연의 유혹 비가 왔다는 것이..

어쩜 날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할지 모릅니다.

마음을 자르지 못하면 말입니다.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 어디요'

' 가야지요!'

' 얼릉 오시요'

' ...네'

목소리를 듣고 내가 가야 할 곳을 알았습니다.

그래..

날 반겨주는 사람이 있잖어..

 

가끔은 이렇게 외도를 합니다.

지치다 보면.

외로워 지면.

눈물이 나면.

외도를 합니다.

 

또 다른 내가 있지 않을까을 생각해 보지만.

쳇바퀴 돌아가듯 그 굴레에 엉겨 나도 돌아갑니다.

이탈을 꿈꿔도 어쩔 수 없이 똑 같은 굴레에 엉켜...

다시 돌아가는 것입니다.

 

포장마차에 들여 어묵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자르다라는 노래가 나오는 군요.

풋풋한 웃음이 나옵니다.

아주머니 특별한 질문을 합니다.

" 애인 만나러 가요?"

" .."

" 좋은 일 있으니까 웃지..애인 만나러 가니까 좋지"
" 아줌마도 애인 있으시죠"

나도 특별한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둘이 웃었습니다.

 

어둠이 맑은 것은 두배로 사람을 설레게 합니다.

퇴근 길..그 밤의 공기가 좋아 나도 모르게

발길 닿는대로 걸었습니다.

종국에 내가 갈 곳이 어디인지 알면서 말입니다.

 

순간의 마음을 자르지 못하면..

지금의 나도..지금의 가족도..지금의 모든 것도..

과연 있었을까요..

 

산다는 것이 한치의 오차가 없음을 느낍니다.

 

똑 같은 그 길을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걷고 있었습니다.

사연은 많은 거 같지만, 원래는 똑 같은 길을 걷는 것입니다.

당신도 나도..

그래서 우리는 동지이고 인연 입니다.

 

마음 자르는 일...어묵 세개 먹으니 끝나더군요.

뜨끈한 국물과 함께..

 

 

 

 

 

 

 

 

댓글(8건)
jj   l  2006.06.28 02:06
정말 지긋지긋한 뚱뚱이란 단어를 달고살았었는데 드디어 5주동안 무려 6키로를 감량했어요 아토피랑 생리통과 변비까지 없어졌답니다. http://dietwaba.com 바로 이곳에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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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   l  2006.04.23 03:04
마음을 애시당초 자르지 못하여 상당히 긴 여행을 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듯 보이지만,,, 마음은 아직도 여행중이다. 이밤이 새면 질기고괴로운 마음끈 흔적없이 잘려나갔길..!
울엄마   l  2006.04.20 02:04
마음이 제 자리를 잡지 못한채 부유하더니 인생의 갈피도 잡을 수가 없게됐다.갱년기 증세일까?아무튼 나도 요 앞 포장마차에서 어묵이나 먹어야겠다,자고 일어나서도 맘이 안바뀐다면.
버들피리   l  2006.04.13 07:04
희지님두 흔들리나욤???
매우 궁금합니다??? 봄 꽃들이 만개하여 너무 아름다워욤 ^^* 건강하세욤 ^^*
Eunice   l  2006.04.13 01:04
언제나 잔잔한 호수같은 칼럼에 읽는 재미를 주시는 희지님께 감사드립니다..
설란   l  2006.04.13 01:04
한동안 글이업어서 궁금했는데, 오늘 보니 참 반갑네요. 잘지내시죠? 저역시 잘지낸답니다.여긴또 비가 내리네요 이슬빈지 가랑빈지 알수없게 마음만 설레게하네요. 건강하세요..
보미   l  2006.04.13 10:04
비라는것이.. 특히 봄비라는것이 사람맘을 갑작시리 주체할수 없게 흔들어놓을때가 있는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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